메로왕에서 예상치 못한 괜찮은 저녁식사를 한후 밤8시에 첫번째 숙소인 오신생할망민박이 있는 시흥리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다.
원 계획은 이보다 1시간이 늦은 9시 차를 타고 가는것이었는데, 1시간이 당겨지다보니, 무척 맘에 여유가 생긴다.
매번 제주에 올때마다 렌터카를 이용했었는데, 시외버스를 타고 가는 기분은 어떨지 기대가 되었다.
밤 버스는 마치 일본의 시내버스를 타는것처럼 편했다. 아주 느긋하게 해안도로를 따라서 달린다. 천천히 서고, 천천히 출발한다. 무척 여유롭다는 느낌. 그 버스에 앉아서 가는 기분은 렌트카를 타고 달리는 기분과는 또다른 즐거움이었다.
어두워서 멋진 해안풍경을 즐길 수 없는것이 아쉬웠지만, 밤공기의 분위기가 차창으로 전해져서 좋았다. 또한 운전에 신경쓰지 않고 바라보는 차창의 풍경은 보다 더 평화롭게 다가왔다.
9시 17분 드디어 시흥리사무소 버스정류소에 하차! <오신생할망민박>집에 가려면 여기서 내려야 한다.
첨 부산에서 제주 올레길 여행을 계획할때, 궁금했던것 중에 하나는, 시흥리 민박집 인근에 식당이 있을까? 하는것이었다. 저녁을 어디서 해결해야 하는지가 아주 중요한 관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전정보는 파악할 수 없었고, 시흥리에 도착했을때 민생고를 해결하지 못하면 나름 큰일이라, 결국 제주시외버스 터미널 인근의 식당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던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오신생할망민박집 인근에서는 마땅한 식당 및 편의시설이 없다. (오신생할망집에서 운영하는 매점이 있는데, 라면이나 맥주 과자 등은 먹을 수 있다.)
버스에서 내리니 주변은 캄캄하고,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했다.
하는 수 없이, 오신생할망집에 전화를 걸었다. (016-9838-4773 / 064-782-4773)
전화를 거니, 밝은 목소리로 곧 마중을 나오시겠다고, 버스정류소 맞은편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전봇대에 할망민박 안내표지가 보일거라고 하셨다.
주변에 다행히 전봇대가 별로 없어서, 나름 쉽게(?) 표지를 찾을 수 있었고, 그 표지르 따라 길을 걸었다.
멀리서, 요란한 스쿠터 소리가 들린다. 그 스쿠터가 멈춰서더니, 길을 따라 큰 도로를 건너서 쭈~욱 걸어오면 된다고 안내를 해주신다. (할망집인데, 아주머니가 젊다. 알고보니 할망집민박의 실질적 운영자인 할망의 따님이었다.)
클길을 지나 1~2분 걸어가니 마침내 오신생 할망집에 도착했다.
우선 방에 들어가서 짐을 풀고, 오신생 할망집에서 운영하는 매점(?)에서 따뜻한 커피한잔 하러 오란다.
여기서 커피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와 여행정보를 얻고, 방값도 계산하였다.
여기 실질적인 주인장인 할망집 따님은 부산에서도 꽤나 사셔서 더 친근했다.
여기 매점에서는 간단한 요기를 할 수 도 있고, 과자 등도 판매를 하는곳이라, 미리 준비를 해오지 않은게 있으면 간단한것은 해결이 가능할 것 같아 보였다.
주인아주머니가 주는 따뜻한 커피한잔에 여러 긴장이 풀리는것 같았다.
아침은 8시에 먹는다고 했다. 늦게 일어나면 아침을 먹고 가야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더 일찍 출발하기때문에 아침을 먹고 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하였다.
대신에 1코스 출발지에가면 김밥 등의 요깃거리를 파는 사람들이 있으니, 거기서 아침을 먹는것이 좋을것이라는 이야기도 해주신다.
맘 같으면, 맥주라도 한잔하고 자고 싶은데, 첫날이라 어찌될지 몰라서 그냥 자기로 한다.
또한, 도착하면 여러 순례자들이 모여있을줄 알았는데, 대부분 여행길의 피로때문에 방에서 일찍 잔다고 나와있는 사람은 없었다.
앞선 순례자들을 통해서 정보를 얻을 수 도 있을터인데, 좀 아쉽기도 하다.
내일 부터 드디어 올레길에 오른다.
나혼자서 떠나는 여행! 그 시작인것이다.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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